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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 콘텐츠로 프로덕트 만들어서, 연 매출 150억 원 달성한 스타트업

니치와 포맷의 궁합: Product–Media Fit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사람들이 집안에 갇혔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나뭇가지에 날아드는 작은 새들뿐이던 때, 한 스타트업이 이 일상을 거대한 미디어 현상으로 바꿔놨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은 컴퓨터, 모바일 스크린 뿐이었습니다.

새 모이통에 카메라를 달고, 그 영상으로 전 세계 2억 이상의 조회수를 끌어낸 회사가 있습니다. Bird Buddy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오직 콘텐츠의 힘만으로 150억원의 ARR을 달성하며 제품 판매와 팬덤 구축에 성공했습니다.

어떻게 평범해 보이는 새 관찰 취미가 디지털 시대에 폭발적 브랜드 성공의 열쇠가 되었을까요? 오늘은 Bird Buddy 사례를 통해 “콘텐츠로 어떻게 제품을 팔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Bird Buddy의 탄생 배경

Bird Buddy의 시작은 작은 새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기술의 결합이었습니다. 작은 새들에 대한 덕질 + 기술력 = 스타트업이 된것이죠. 공동 창업자 프란시 지다르(Franci Zidar)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스마트 모이통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자연과 다시 연결하는 브랜드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이 회사의 미션은 제품 이상의 스토리를 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Bird Buddy 팀은 2020년경 시장 조사를 거쳐 새 관찰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야외 취미이며 국제적으로도 거대한 시장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취미로 새를 관찰하는 미국인이 전체의 1/3에 달한다는 통계까지 나올 정도죠.

이렇게 거대한 취미 시장에 기술을 접목하면 작디 작은 니치 비즈니스 같은 사업도 엄청난 파괴력을 지닐 수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Bird Buddy 팀은 크라우드펀딩에 나서 두 차례 캠페인에서 1,1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으며 초기부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Bird Buddy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품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2021년 첫 스마트 새 모이통을 선보인 이후, 2022년에는 모이통 카메라와 연동되는 모바일 앱을 출시했죠.

Bird Buddy의 제품 구조를 살펴보면,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새 모이통처럼 생긴 하드웨어에 고성능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 카메라는 새가 모이통에 날아와 앉으면 자동으로 작동해 새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합니다. 촬영된 영상은 즉시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된 앱으로 전송되는거죠.

앱은 AI를 통해 새의 종을 자동으로 식별해 주며,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어떤 종의 새가 다녀갔는지 알림을 받고 사진을 저장하거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품 자체가 바이럴이 되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드웨어 판매와 함께 앱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성을 확보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Bird Buddy는 카메라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도 앱에 가입해 다른 유저들이 공유한 새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이 앱만으로 매월 14억원(100만 달러)의 반복 수익을 올리는 구독 모델이 형성되었죠.

하드웨어 역시 폭발적 반응을 얻어, 현재까지 새 모이통 기기 35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누적 매출 1억 500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Bird Buddy가 출시한 스마트 새 모이통과 카메라. 일반 모이통처럼 생겼지만 내부 카메라로 방문한 새들의 모습을 포착하고, 실시간 앱에 전송합니다.

반복되는 콘텐츠 포맷: 밈 + 성공한 후크 = 조회수 폭발

Bird Buddy의 성공에는 중독성 강한 콘텐츠 포맷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서 올리는 소셜 미디어 영상들은 거의 모두 일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습니다.

우선, 카메라 달린 모이통이 촬영한 생생한 새들의 근접 영상POV(Point of View) 형태로 보여줍니다. 화면 가득 귀여운 새들이 씨앗을 쪼아먹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이를 처음 보는 이들의 눈길을 단숨에 붙잡죠.

여기에 Bird Buddy 팀은 유머 감각을 더했습니다. 숏폼 영상의 시작에는 강렬한 후크(hook)가 들어가는데, 종종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밈(meme)이나 인기 오디오 클립을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영상에서는 한 무리의 새들을 보여주며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내 무리들(gang)이 있다.(You better not mess with my gang)”라는 유행 멘트를 삽입했죠.

뿐만 아니라 Bird Buddy 팀은 시의적절한 이슈와 밈에도 편승하며 콘텐츠의 화제를 극대화했죠. 소셜미디어상에서 유명한 다른 캐릭터나 사건을 재치있게 끌어들여 자사 콘텐츠와 연결짓는 식입니다.

한 예로, 외국어 학습 앱 듀올링고(Duolingo)가 마스코트 올빼미 “듀오”의 죽음을 담은 농담 이벤트를 시작했을 때, Bird Buddy는 곧바로 이에 관련된 영상을 올려 이슈에 올라탔습니다.

핵심은 포맷의 일관성입니다.

Bird Buddy의 영상들은 항상 “모이통 카메라 시점에서 본 새들”이라는 기본 골격을 유지합니다. 내 팔로워들에게 터지는 포맷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활용하게 되는 것도 있지만, 숏폼 시대에 브랜딩이란 포맷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팔로워들은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곧바로 “아, 이건 Bird Buddy 콘텐츠구나” 하고 알아챌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익숙한 포맷은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반복 소비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콘텐츠를 소비할까, 말까라는 고민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소셜미디어 피드를 스치듯 지나가는 수많은 영상 속에서, Bird Buddy의 콘텐츠는 특유의 시그니처를 만들게 된것이죠.

그리고 그 시그니처는 곧 제품의 가치와 직결됩니다.

모이통 카메라로 찍은 선명한 새 영상은 “우리 제품을 쓰면 당신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게 되는 것이죠.

새에게도 캐릭터가 있습니다: Larry the Bird와 팬덤의 형성

콘텐츠 포맷의 반복과 더불어, 스토리텔링과 캐릭터화 전략이 Bird Buddy의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단순히 예쁜 새 영상만 나열했다면 일시적 관심에 그쳤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Bird Buddy 팀은 영상 속 새들에게 이름을 붙이고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관객의 감정 이입을 끌어냈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Larry”라는 이름의 새입니다.

Bird Buddy의 여러 영상에 등장하는 한 새를 팀은 장난스럽게 Larry라고 칭했는데, 이 캐릭터성이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Larry는 Bird Buddy 세계관의 스타가 되었죠. 시청자들은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을 기다리듯 “Larry가 나오는 영상 더 보여주세요!”라며 댓글을 남겼고, 2월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Larry의 출연을 반기는 댓글이 600개 넘게 달리고 11만개가 넘는 ‘좋아요’가 눌렸을 정도입니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심지어 새 모이통 콘텐츠에도 팬덤을 탄생시켰습니다. 단발성 바이럴 영상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만들어낸 덕분에 사람들이 Bird Buddy 계정을 구독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도록 만든 것이죠.

사실 처음부터 레리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밀었으면 터졌을지 안터졌을 지 모를 것입니다. 여러가지 터지는 포맷을 통해 추가적인 엘리먼트들을 발견했고, 이걸 연결 시켰기 때문에 이렇게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즉, 세계관을 미리 만들고 가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기존에 터진 것들을 조합해서 세계관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나 개인이 더 현실적으로 따라하기 좋은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세계관에 존재하는 새는 Larry뿐만이 아닙니다. Bird Buddy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새들에게 별명을 붙이고 에피소드를 부여했습니다. 어떤 영상에서는 먹이를 독차지하는 새를 두고 코믹한 악역 캐릭터를 연기하게 했고, 또 다른 영상에서는 서로 다른 종의 새들이 모이통을 차지하려 다투는 장면을 마치 현대극의 한 장면처럼 각색했죠.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콘텐츠 소비를 하나의 놀이와 드라마로 승화시켰습니다. 팔로워들은 Bird Buddy의 피드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회차의 에피소드를 감상하는 기분을 느꼈고, 댓글로 직접 스토리에 참여하거나 예상 전개를 이야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인터렉션들이 쌓이고 쌓여, Bird Buddy만의 독특한 콘텐츠 세계관과 팬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습니다.

즉, 제품을 넘어서 브랜드 자체가 엔터테인먼트가 된 셈입니다.

  1. 제품을 콘텐츠화 시키고,

  2. 콘텐츠가 팬들의 리액션을 만들고,

  3. 팬들의 리액션이 다시 콘텐츠를 디벨롭 시켜 세계관을 만들었고,

  4. 이 자체가 마케팅이 되어 제품을 팔 수 있도록 만든 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팔지 않아도 팔린다”: 콘텐츠가 증명하는 제품 가치

재미와 스토리를 앞세운 Bird Buddy의 콘텐츠에는 한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판매 유도가 거의 없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지금 구매하세요”나 할인 쿠폰 링크 같은 흔한 CTA(Call To Action)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브랜드는 콘텐츠만으로 엄청난 매출을 일궈냈습니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모든 콘텐츠가 곧 제품의 기능과 가치를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Bird Buddy의 영상에서 사람들은 아름다운 새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즐거움을 엿봅니다. 이 자체가 제품(스마트 모이통과 앱)의 핵심 가치죠.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제품을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직감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영상 한 편 한 편이 제품 시연(Demo)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나도 저런 멋진 새 사진을 내 손으로 찍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겨난것이죠.

Bird Buddy 팀은 이러한 콘텐츠 기반 세일즈의 힘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영상마다 구매 링크를 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팔지 않음’으로써 사용자들이 순수하게 콘텐츠에 몰입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재미있는 영상으로 웃고 나서, 혹은 “Larry 너무 귀엽다”는 생각으로 끝났을 때, 사람들은 강요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Bird Buddy라는 제품에 호기심을 느끼게 됩니다. 댓글에는 “이거 대체 어떤 카메라로 찍은 거죠?”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이는 잠재 고객이 먼저 다가와주는 이상적인 상황입니다.

Bird Buddy의 콘텐츠는 “소프트 세일즈”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 자체로 가치를 증명하고 고객의 흥미를 유발함으로써, 전통적인 광고나 퍼널 없이도 판매가 일어나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현대의 똑똑한 소비자들은 노골적인 광고보다는, 재미와 유익함 속에서 은은하게 드러나는 제품의 매력에 더욱 마음을 연다는 사실을 Bird Buddy는 입증해 보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틱톡부터 레딧까지: 돈 버는 단위를 바꾸려면, 새로운 채널로

Bird Buddy의 콘텐츠 전략은 특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재가공하여 멀티채널로 배포함으로써 최대한 폭넓은 도달범위를 확보했죠.

현재 Bird Buddy는 틱톡(TikTok), 인스타그램 릴스(Reels), 페이스북, 유튜브(숏츠 및 롱폼 영상), 레딧(Reddit), 트위터(X) 등 사실상 모든 주요 소셜 플랫폼에 공식 계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 채널마다 별도 계정을 두되, 핵심이 된 것은 콘텐츠의 크로스포스팅(cross-posting)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틱톡에 올린 인기 영상을 인스타그램 릴스에도 같은 비율로 게시하여 두 배의 조회수를 확보하는 식이죠.

플랫폼별 특성에 따른 콘텐츠 포맷 최적화도 이루어졌습니다. 틱톡과 릴스에서는 15~60초 내외의 짧고 임팩트 있는 영상으로 승부하지만, 유튜브에서는 다른 전략을 펼쳤습니다. Bird Buddy는 유튜브 채널에 숏츠(Shorts) 형태의 짧은 영상뿐 아니라 롱폼 컨텐츠 시리즈도 업로드했습니다.

예를 들어

  1. “Cool Bird Facts”와 같이 새에 관한 흥미로운 지식을 전하는 시리즈,

  2. 카메라 설치 방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영상,

  3. 신제품 출시 소식을 다루는 소개 영상 등

다양한 주제의 장편 영상으로 콘텐츠 스펙트럼을 넓혔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유입된 가벼운 팬들이 유튜브로 넘어와 더 깊이 있는 정보와 브랜드 스토리를 접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숏폼 텍스트 플랫폼 (트위터, 스레드) → 뉴스레터 로 옮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레딧과 페이스북은 커뮤니티 허브로 활용했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네이버 카페 혹은 카카오톡 방(페이스북), 그리고 디씨 인사이드 혹은 기타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셈이죠. 짧은 숏폼 영상은 아니지만, 대신 사용자들이 서로 정보를 나누고 열띤 대화를 이어가는 공간으로서 이 플랫폼들을 키운 것입니다. 트위터(X)는 실시간 소통 창구로, 페이스북 그룹은 제품 피드백과 공지 공유 채널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회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을 때, 확장 전략으로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곳들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커뮤니티의 힘: 자발적 참여와 입소문

Bird Buddy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쏟아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 커뮤니티를 일찍부터 육성하여 팬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 생산과 전파에 참여하도록 한 점도 중요한 성공 요인이죠. 대표적인 예로, Bird Buddy는 레딧에 공식 커뮤니티(r/BirdBuddy)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려 19,400명이나 참여하고 있습니다.

[출처 : 레딧]

커뮤니티 맴버들은 자신이 Bird Buddy 카메라로 촬영한 아름다운 새들의 사진과 영상을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 주의 최고의 새(Best Bird Award)”를 뽑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사용자들 스스로 즐기고 있을 정도죠.

한국에서 비슷한 곳은 디씨 인사이드의 ‘식물 갤러리’와 비슷한 곳입니다.

덕분에 새로운 새 사진이나 희귀한 종이 찍힐 때마다 커뮤니티가 먼저 들썩이고, 그 열기가 다시 소셜미디어상으로 번져나가 선순환하는 바이럴이 일어났습니다. 열성 사용자들이 곧 마케터가 되어주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죠.

페이스북에서도 Bird Buddy는 비공식/공식 사용자 그룹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했습니다. Bird Buddy의 마케팅 담당자는 “열정적인 멤버들이 있는 페이스북 그룹들이 귀중한 피드백을 제공해준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제품 개선 아이디어나 사용상의 질문, 팁들이 활발히 오갔죠.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비결은 결국 좋은 콘텐츠와 제품 경험 자체였습니다.

사람들이 자랑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고, 또 그 사진에 다른 팬들이 공감과 반응을 보내주니 자연스럽게 참여가 지속된 것입니다.

Bird Buddy는 이처럼 커뮤니티에 적극 개입하기보다 무대와 동기만 제공하고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커뮤니티는 이용자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굴러가는 자생적 생태계가 되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따라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열광적인 팬 커뮤니티란 위의 짤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Bird Buddy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제품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바이럴 성: 공유하고 싶은 제품/공유하기 쉽게 만들어준 제품

  2. 원래 인기가 많고, 넓고 깊게 파는 덕후들이 많은 커뮤니티

  3. 비즈니스 모델(다음 챕터입니다.)

  4. 그리고, 회사에서 이걸 공유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줬기 때문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오가닉 콘텐츠가 더 먹혔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Bird Buddy의 수익 모델이 하드웨어 판매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구독 수익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22년에 출시된 Bird Buddy의 앱은 커뮤니티 기능과 새 인식 AI 등을 제공하며, 이 앱 서비스만으로 월 1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구독 모델을 도입한 덕분에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드웨어는 한 번 팔고 나면 끝인 반면, 앱 구독은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꾸준히 매출이 발생합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오가닉 콘텐츠와 자생 커뮤니티에서 그 어떤 비즈니스 모델보다 득을 볼 수 있습니다.

Bird Buddy 앱은 전 세계 사용자들이 서로의 새 관찰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용자들의 평균 체류 시간과 재방문율이 높고 충성도도 강할 수 밖에 없죠.

“좋아하는 취미 + 연결된 커뮤니티 = 지속적으로 구독하는 동기”, 그 결과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기존 사용자 기반에서 자동으로 매달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추게되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측면에서 이 구독 모델이 가지는 의미도 큽니다. Bird Buddy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그중 상당수는 결국 앱을 설치하거나 기기를 구입해 고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고객이 되고 나면, Bird Buddy 팀이나 개인들(UGC)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촬영된 새 사진과 영상)가 다시 마케팅 자산으로 환원됩니다.

사용자가 늘수록 콘텐츠도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이것이 다시 새로운 사용자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콘텐츠 → 유입 → 구매 → 더 많은 콘텐츠 → 추가 유입의 자동화된 루프가 형성된 것입니다.

Bird Buddy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제품 운용이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되어, 시간이 갈수록 더 강력한 자기증식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21세기에는 제품 설계부터 오가닉 마케팅이 설계가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니치와 포맷의 궁합: Product–Media Fit을 알아야합니다.

Bird Buddy 이야기에서 놓쳐서는 안 될 교훈 중 하나는 “Product–Media Fit”, 즉 자신이 다루는 제품(혹은 전문 분야)과 적절한 콘텐츠 포맷의 궁합을 찾아냈다는 점입니다. 모든 제품이나 주제가 틱톡에서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어떤 것은 긴 블로그 글이나 뉴스레터에 더 어울릴 수도 있죠.

‘조금은 평범하고 지루할 수도 있었던’ 취미이자 전문성이 있는 콘텐츠에 광범위한 무언가 (밈, 유머 등)를 접목해야 니치 시장의 벽을 허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다룬 것처럼 Bird Buddy의 경우, ‘새 관찰’이라는 니치에 ‘짧은 영상+밈’이라는 포맷을 탁월하게 결합했습니다.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원래도 사진 찍고 공유하는 것을 즐깁니다는 내 타겟 오디언스에 대한 현상 파악을 하고, 조류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까지 어필하는 유머를 더했습니다.

즉, 자신의 전문 분야나 제품이 너무 좁은 소재라면, Bird Buddy처럼 콘텐츠의 형식과 맥락에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예컨대 전문적인 B2B 솔루션을 다루는 스타트업이라면, 딱딱한 기능 설명 대신 해당 기술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이야기로 풀어내거나, 업계 밈을 활용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을 테죠.

또는 개인 코치/컨설턴트라면 자신의 노하우를 단순 나열하기보다, 고객 캐릭터를 등장시킨 사례 이야기나 친숙한 은유를 써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콘텐츠를 볼 사람이 내 분야에 원래 관심이 없을 가능성”을 전제로 폭넓게 생각하는 것 입니다.

또한 플랫폼 선택 전략 역시 Product–Media Fit의 일부입니다.

Bird Buddy는 처음부터 틱톡과 인스타그램처럼 시각적이고 확산력 좋은 플랫폼에 집중했습니다. 반면 링크드인이나 전문 포럼같이 덜 시각적인 채널은 주력이 아니었죠.

(사실 잘 어울리게 할수도 있었을 것 같긴합니다.)

새 영상을 보여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매체를 골랐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소규모 B2B 팀이라면 틱톡보다 링크드인 쇼츠가 더 적합할 수 있고, 사진이나 디자인 분야라면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가 주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미디어 플랫폼은 서로 다른 문화와 소비 패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제품과 메시지가 어디에서 빛날지 파악하는 것이 오가닉 마케팅의 출발점입니다.

Bird Buddy는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 것인가”를 제대로 짚었기에, 콘텐츠 실험이 곧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요컨대, Product–Media Fit이란 단어 그대로 내 제품(혹은 전문성)에 꼭 맞는 매체와 콘텐츠 형태를 찾는 것입니다.

나만(회사만)의 키워드를 찾아서, 어울리는 매체에, 어울리는 콘텐츠 형태를 찾는 것이 최우선 되어야합니다.

Bird Buddy의 사례는 그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니치 제품일 수록, 오히려 콘텐츠 포맷의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모든 플랫폼을 다 할 필요는 없지만 맞는 옷을 입었을 때 폭발력이 배가된다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빨리 퇴근하는 법 → 빨리 퇴사하는 법

요즘 르코&렉스는 거의 모든 성인 교육 회사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우리의 비즈니스에 관심갖고 제안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안 주신 회사의 니즈와 현재 운영중인 강의를 살펴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인 교육 시장이 성인 부업 시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성인 교육 시장은 “커리어 및 자기 계발”에서 “부업(겸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빨리 퇴근하는 법(예 : 엑셀 단축키 사용법, 팀장님께 사랑받는 기획안 작성법)을 팔았는데 이제는 빨리 퇴사하는 법(예: 스레드/블로그 수익화)을 팔고 있죠.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1인 창업까지 가겠지요.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AI와 주 4.5일제의 변화 기조가 만나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퇴근은 스킬인데 퇴사는 생존입니다. 현실감각과 문제의식이 결합된 비즈니스력이 필요하죠.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더, 거시적인 변화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만의 키워드로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화를 시작해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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